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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 후기를 '해체기'라 칭해서는 안되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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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날 우리가 이름을 알고 있는 조선 후기 인물들에는 당파의 우두머리, 성리학에 정통했던 학자, 그리고 몇몇 실학자와 문필가 들이 주류를 이룬다.

여기서 자연스레 한 가지 의문이 떠오른다. 그런 부류의 사람들만으로 과연 나라가 운영될 수 있었을까?

혹시 조선 후기 인물들에 대한 우리의 기억에 뭔가 빠진 것이 있지는 않을까?

이런 의문이 드는 까닭은 임진왜란을 겪은 후에도 조선이라는 나라가 300년 넘게 지속되었기 때문이다.

300년이면 중국에서는 당,송,명,청나라처럼 대표적으로 성공한 왕조들이 천수를 누린 기간이다.

과문한 탓이겠지만, 조선 이외에 14세기 말에 건국해서 20세기 초까지 유지되었던 왕조국가의 이름을 필자는 알지 못한다.


오랫동안 학계에서는 조선 후기를 '봉건제 해체기'라고 불렀다.

과거에 조선을 봉건제로 규정했던 것에는 나름의 이유가 있었다.

하지만 오늘날 그 시대 규정은 더 이상 적절해 보이지 않는다.

더구나 그 체제를 무엇이라 부르든 간에, 조선 후기를 '해체기'라고 말하는 것은 아무리 생각해도 무리가 있다.

'해체기'란 - 우아하게 설명할 수도 있겠지만 - 거칠게 말하면 망해가는 시기란 뜻이다.

그런데 300년이란 시간은 망할 때를 기다리며 보냈다고 하기에는 너무 길지 않은가?

그렇다고 그 긴 기간 동안 '국가'가 저절로 유지됐다고 하기도 어렵다.

국가는 저절로 장기간 유지되지 않는다.

마치 긴 다리나 높은 건물에서 계속해서 손보지 않으면 오래 유지될 수 없는 인공구조물과도 같기 때문이다.

위의 사실들은 조선시대에 대한 현재 우리의 지식에 커다란 공백이 있음을 암시한다.



<대동법, 조선최고의 개혁 / 이정철 지음> p5-6   퍼나른이/임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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